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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CCTV로 꽃피우는 영상 분석 기술
2021년 10월 31일 기사보기

지자체 지능형 CCTV 도입으로 호조…오프라인 매장 관리 등 민간 서비스 출시도 활발

[아이티데일리] 비정형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영상 데이터를 활용한 솔루션들도 기회를 얻고 있다. 특히 CCTV는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많은 수가 설치돼 있으며, 영상 분석 기술을 도입할 경우 성과를 거두기 쉬워 빠르게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한동안 방범 목적으로 활용되는 공공기관 영상정보센터에서 지능형 CCTV 솔루션을 도입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방문객 정보를 분석하거나 빈 주차공간을 실시간으로 찾아주는 등 민간 시장에서의 활용도 늘어나고 있다. 


관제센터 역량 높이는 지능형 CCTV

영상 분석 기술의 발전이 눈부시다. 영상 분석 기술은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영상에서 의미있는 객체를 찾고 분류해 중요한 인사이트를 찾아내는 것이 목표다. AI와 딥러닝 기술이 적극 활용되면서 영상 분석 알고리즘들이 고도화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컴퓨팅 성능이 강화되면서 실제 산업 현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특히 영상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인프라가 확대되면서 학습 및 분석에 필요한 데이터 수요 또한 충족되고 있다.

오늘날 영상 데이터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영상 분석 기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분야는 단연 CCTV일 것이다. 그동안 지자체에서는 주로 방범이나 관제 목적으로 수백 대에서 수천 대에 달하는 CCTV를 운영해왔다. 전국 공공기관에서 생산되는 영상 데이터만 고려해도 그 양은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최근 몇 년 간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등이 추진되면서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CCTV 대수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또한 민간시장에서도 홈 시큐리티 등을 위해 소형 CCTV 디바이스 설치가 확대되는 추세다.

이처럼 방범 및 관제 목적의 CCTV가 늘어나면서 관제 인력이 부족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수백?수천 대의 CCTV를 운영하는 지자체들은 별도의 영상관제센터를 설치하고 이상 현상이 발생하는지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즉시 혹은 발생하기 전에 인식하고 대응하려면 문제 행위가 촬영되는 즉시 행동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CCTV 설치 대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모든 영상을 사람이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영상 분석 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CCTV 도입이 일반화되는 추세다. 지능형 CCTV는 영상 분석 기술을 활용해 촬영된 영상에서 이상 행위를 탐지하고, 문제가 발생했다고 판단될 경우 즉각 관제 요원에게 알림을 주는 선별관제를 가능케 한다. 가령 감시 범위 내에서 강한 빛이나 연기 등이 보여 화재가 의심되거나, 거수자가 담장을 넘어 침입하는 상황이 촬영되면 즉각 관제 요원에게 알려 확인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지능형 CCTV를 도입하면 적은 인원으로도 많은 CCTV를 동시에 감시할 수 있어 업무 효율이 크게 증가한다. 모든 영상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기보다 확인이 필요한 장면만을 알려줌으로써 업무 피로도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많은 지자체들이 수백?수천 대의 CCTV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로 영상관제센터에서 근무하는 관제 인력은 수십 명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정부에서도 ‘범부처 지능형 CCTV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며 공공기관의 지능형 CCTV 제품 도입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인텔리빅스 - 영상 분석 기술의 A to Z 개발 경험 보유

인텔리빅스는 2000년 설립된 비전(Vision) AI 전문기업이다. 2005년부터 지능형 CCTV 기술의 가능성을 예측하고 본격적인 기술 개발을 추진했다. CCTV 영상을 단순히 모니터링하는 것을 넘어, 영상 분석 알고리즘을 붙여서 자동으로 이벤트를 검출하고 실시간으로 알림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선제적으로 시장에 제시한 기업 중 하나다.

특히 인텔리빅스는 영상에서 객체를 검출해 움직임을 감지(motion detection)하거나 추적(tracking)하는, CCTV 영상 분석에 필수적인 기술들을 모두 개발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능형 CCTV가 대두된 이후 등장한 대부분의 후발주자들이 구글?엔비디아 등이 공개한 컴퓨터 비전 기술만을 활용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선제적인 기술 개발로 영상 분석 기술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추고, 여기에 더해 새롭게 공개되고 있는 기술들까지 빠르게 흡수하면서 타사보다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수성 고려해 ‘의도된 오탐지’

한편 지능형 CCTV 기술이 시장에 공급되기 시작한 지 상당히 시간이 흘렀으나, 해당 기술이 받고 있는 관심에 비해 기술 성장이 더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용자인 관제 요원 입장에서는 제품을 도입해 활용하면서 많은 업데이트가 이뤄졌는데도 여전히 많은 오탐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 문제는 CCTV라는 업무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 방범이나 감시 목적으로 운영되는 지능형 CCTV는 처음부터 오탐지가 많이 발생하도록 조정돼있다. 때로는 큰 문제가 없어도 사용자에게 알림을 보내기도 한다. 이는 방범이나 감시를 목적으로 하는 CCTV가 문제 상황을 탐지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문제 상황이라고 보고했는데 확인해보니 아닌 경우가 낫기 때문이다. 개발사에 따라 차이는 있겠으나, 대다수 지능형 CCTV들은 현재 상황에 정확한 판단이 어려울 경우 일단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관제 요원에게 확인을 요청한다.

사실 일부 사용자들의 불만과 달리, 지능형 CCTV 기술의 정확도는 최근 몇 년 사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다. 지능형 CCTV에게 요구되는 핵심 기술 중 하나는 영상 내에서 인물이나 사물을 찾아내는 객체 검출(object detection)인데, 수 년 전까지만 해도 객체 검출 기술은 해당 영상이나 이미지가 무엇인지를 구분하는 분류(classification) 기술에 비해 정확도가 낮은 편이었다. 이후 몇 년 간 객체 검출 기술은 상당히 성능이 개선돼왔다. 특히 CCTV는 영상 촬영의 목적이 명확히 정해져 있고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객체의 종류도 한정적이기 때문에 정확도가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실제로 한 업계 관계자는 “요즘 방범용으로 쓰이는 지능형 CCTV가 사람이라는 객체를 인식해내는 정확도는 거리에 관계없이 95% 이상을 기록한다”고 자신했다.

현재 지능형 CCTV에서 더욱 성능을 고도화해야 하는 부분은 검출해낸 객체의 정보를 세부적으로 확인하거나 어떤 행위를 하는 지 분석해내는 것이다. 사람이라는 객체를 인식하는 정확도는 높아졌지만, 해당 인물의 성별이나 연령대를 분석하거나 다른 객체와 어떤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지까지 분석해내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능이 뛰어난 일부 지능형 CCTV들은 폭력이나 무단침입, 경계선 침범 등 사전에 학습된 일부 사례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상황을 읽어낼 수 있지만, 그 외에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견됐을 때에는 비교적 낮은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


메이아이, CCTV로 오프라인 매장 분석

그동안 지능형 CCTV는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서 관제에 들어가는 업무 공수를 줄이기 위해 주로 사용됐다면, 최근에는 민간에서 운영하고 있는 CCTV에 영상 분석 기술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많은 고객들이 오고가는 매장에 CCTV를 설치해 운영하는 것이 일반화돼있기 때문에, 별도의 카메라 설치와 같은 큰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도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넓은 범위의 방범이나 관제를 위해 운영되는 공공기관과 달리 매장의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거나 매출을 높이는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메이아이는 CCTV를 활용해 AI 기반 오프라인 매장분석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메이아이는 2019년 3월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촬영된 CCTV 영상을 분석해 방문객들의 정보를 수집 및 분석하는 솔루션 ‘매쉬(mAsh)’를 제공한다. ‘매쉬’는 방문객들의 연령이나 성별 정보를 수집해 고객층을 분류하고, 고객별로 매장에 머무른 시간이나 관심을 보였던 상품을 확인해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20대 여성 방문객들이 자주 방문한다면, 이동 동선을 고려해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20대 여성들이 관심을 보일 만한 상품을 배치하는 식이다.

그동안 온라인 상에서 방문객들의 정보를 분석하는 기술은 빠르게 발전해왔다. 이는 방문객 정보를 얻기가 오프라인 매장보다 훨씬 쉽기 때문이다. 이미 대다수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는 방문객의 정보를 수집하고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일반화됐다. 최근에는 방문객 개개인이 관심을 보이는 상품, 주요 검색어 등을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것도 가능하다.

반면 고객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한정적인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이러한 기술 발전이 이뤄지지 못했다. 직원이 수동 계수기를 사용하거나 센서를 활용해 방문객 숫자를 카운트하는 경우는 그나마 나은 케이스고, 대다수 매장에서는 방문객의 숫자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대부분의 상품 배치나 마케팅 계획이 담당자의 직감과 역량에 의해 이뤄진다. 매출을 검토하면 현재 많이 팔리는 상품은 알 수 있지만, ‘상품 배치에 따라 더 많이 팔릴 가능성이 있는 상품’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매쉬’ 솔루션은 매장에 설치된 CCTV 영상 정보를 메이아이의 분석 서버로 보내, 그날의 주요 방문객 정보와 관심사를 확인할 수 있도록 대시보드로 제공한다. 기존에 설치된 CCTV를 사용하므로 설치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원하는 분석 모델에 따라 손쉽게 방문객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고객 만족도가 높다. 실제로 이랜드그룹이나 롯데그룹에서는 그룹 내 백화점 및 아울렛 매장 분석 등에 ‘매쉬’ 솔루션을 도입해 방문객 정보를 분석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 역시 차량 전시장에 도입해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는 부분을 데이터화해 확보하고 있다.

박준혁 메이아이 대표는 “우리나라만큼 매장에 CCTV 설치가 많이 된 곳도 없는데, 그 데이터가 그대로 버려지는 것은 아깝다고 생각한다”며, “입소문을 타고 대형 유통업체나 그룹사에서 많은 요청을 받고 있으며, 설치와 사용이 쉽다보니 최근에는 소규모 매장에서도 도입 문의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혼잡한 무인점포…3D 카메라 등 기술 고도화 필요

한편 매장 내에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무인점포가 늘어나면서, 매장 관리와 감시를 위한 CCTV 영상 분석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추진하고 있는 ‘무인점포 환경 대응형 2D/3D영상 통합분석기반 지능형 영상보안시스템 기술 개발’ 과제가 대표적이다. 해당 과제는 마크애니를 주관사로 CJ올리브영,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광운대학교, EOC 등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수행하고 있다.

과제의 핵심 목표는 무인점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건사고를 영상분석을 통해 빠르게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무인점포는 야외를 촬영하고 있는 방범용 CCTV에 비해 감시 범위가 작긴 하지만, 훨씬 세밀한 분석 역량을 요구하기에 난이도가 높다. 매장 크기가 제각기 다르고 시야를 제한하는 사물이 많아 촬영이 어렵고, 좁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어 인물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어렵다. 특히 상품 도난과 같은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진열대에 있는 상품 정보까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난이도가 높아진다.

무인점포 내에 방문객이 증가할 경우 CCTV의 촬영 범위가 제한되고, 상품진열대 등이 시야를 가로막는 것도 문제다. 이러한 문제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2D 카메라 영상만으로는 분석이 어렵기 때문에,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영상보안 및 열화상카메라 전문기업 EOC가 열화상으로 표현되는 3D 카메라를 개발하고 있다. 좁은 공간에서 방문객들의 행위를 정확히 분석하기 위해서는 고도화된 자세추정기술도 요구되는데, 이는 해당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광운대학교 측이 참여해 해결했다.



현재 과제 주관사인 마크애니는 상품 도난, 매장 내 폭력, 쓰레기 무단투기, 흡연이나 화재 등 무인점포에서 주로 발생하는 문제 상황들을 분류하고 AI 학습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그러나 모델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데이터 수집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조명돌 마크애니 콘텐츠사업부 상무는 “AI 모델 개발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양질의 데이터인데, 이를 실증하고 수집할 수 있는 장소를 확보하기 어렵다. 실제 매장에서는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의도적으로 해당 상황을 연출해야 하는데, 운영 중인 매장에서 폭력 사태를 일으키거나 불을 지를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마크애니는 CJ올리브영에서 운영하고 있는 무인점포 중 야간 운영을 하지 않는 곳을 빌려, 의도적으로 문제 상황을 연출한 영상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조명돌 상무는 “내년 상반기에는 EOC에서 개발 중인 카메라가 완성될 예정이므로, 중순부터는 실제로 CCTV를 설치해 운영할 수 있는 실증매장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지속적으로 영상 분석 모델의 성능을 고도화해 오탐지를 줄이는 것은 물론, 소규모 매장에서도 실시간 영상 관제가 가능하도록 모델을 경량화해 트래픽 문제도 해결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마크애니 ? 자체 개발한 원천기술로 레퍼런스 확대 주력

마크애니는 1999년 설립된 정보보안 전문기업이다. 특히 데이터 위변조를 방지하는 워터마크(watermark) 기술을 활용해 DRM(Digital Rights Management) 문서보안 솔루션을 출시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현재는 다양한 엔드보인트 보안 기술을 개발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마크애니는 문서보안 기술을 음악이나 영상과 같은 비정형 데이터까지 확대해, 2013년에는 지자체 영상관제센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영상반출 관리 솔루션을 출시했다. 경찰이나 소방서에서 사건 영상을 요구할 경우 워터마크와 DRM 기술을 적용해 영상 자체에 대한 보안을 확보하는 기술이다. 이후 영상관제센터에서 관리해야 하는 CCTV가 늘어나면서 관제 인력이 부족해질 것을 예측하고, 적은 인원으로도 좋은 관제 효과를 낼 수 있는 지능형 CCTV 관제 서비스 개발에 착수해 제품을 선보였다. 마크애니의 서비스는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를 중심으로 하는 대다수 제품들에 비해 뛰어난 성능을 보여,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경쟁사들 사이에서 안정적으로 레퍼런스를 늘려나가고 있다.



‘워치마일’, CCTV 활용해 실시간 주차 안내 제공

오프라인 매장 외에도 민간에서 CCTV를 활용하려는 시도는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다. 베스텔라랩이 개발한 CCTV를 활용한 실내 주차 경로 안내 서비스 ‘워치마일’이 대표적이다. ‘워치마일’은 CCTV와 IoT 기술을 활용해 주차장 내에서 차량의 현재 위치나 비어있는 주차면 등을 안내하는 서비스다.

운전자라면 넓고 복잡한 주차장에서 빈 자리를 찾아다녀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티맵(Tmap)’이나 ‘카카오내비’ 같은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들은 뛰어난 길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해 주차장에 진입할 때까지만 작동한다. 빈 자리를 찾아 주차하는 것은 온전히 운전자의 몫이다. 주차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더라도 내비게이션 앱이 사용하는 GPS는 인공위성 신호를 수신하기 어려운 지하나 실내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실내에서 주차 안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차량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정밀측위 기술을 갖추고 모든 주차면을 커버할 수 있는 센서들을 설치해야 하는데, 전자는 차치하더라도 후자에 많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실적이지 않다.

‘워치마일’은 실내 주차장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CCTV를 활용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다. CCTV 영상을 분석해 현재 주차가 가능한 빈 공간을 실시간으로 검색하고, 주차장 곳곳에 IoT 센서를 설치해 운전자의 차량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최적의 경로를 안내한다. 운전자 차량 위치에는 CCTV 영상 분석과 IoT 센서 신호가 모두 사용돼, GPS와 달리 지하나 실내에서도 문제없이 작동하는데다 위치 정확도 역시 높다.



주차 공간 확인에 영상 정보를 사용하는 만큼 한계도 있다. 주차장에 설치된 CCTV가 모든 주차면을 전방위로 촬영하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큰 트럭이 CCTV의 촬영 경로를 가로막고 있다면 트럭 너머의 주차면이 비어있는지 아닌지를 파악할 수 없다. CCTV를 추가 설치한다면 해결할 수 있겠지만 비용이라는 문제가 남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워치마일’은 여러 대의 CCTV에서 촬영된 영상에 비전 AI 기반 차량 추적 기술과 시계열 분석을 적용해 주차면의 사용 여부를 예상한다. 예를 들어 순서대로 설치된 1~3번 카메라가 있다고 하자. 이때 주차면을 찾던 차량이 1~2번 카메라에는 찍혔지만 3번 카메라에는 찍히지 않았다면, 해당 차량은 2~3번 카메라 사이의 주차면에 주차했다고 예상할 수 있다. 이를 3번 카메라의 영상과 교차 분석해 새롭게 점유된 주차면도 높은 정확도로 파악할 수 있다. 대개 CCTV들은 넓은 주차 공간을 서로 교차해 촬영하므로 이 같은 방법으로 빈 주차공간을 높은 정확도로 찾아낼 수 있다.

베스텔라랩은 실내 주차장에 대해 자율주행차의 무인 주차 서비스 개발까지 추진하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워치마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차장에 진입하면 자동으로 빈 공간을 찾아서 주차까지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차량과 주변 인프라를 연결하는 V2I(Vehicle-to-Infrastructure) 기술이 필수적인데, ‘워치마일’이 보유한 주차면 정보와 차량의 측위 데이터를 자율주행차와 연결해 정확한 주차가 가능하도록 돕는다. 현재 베스텔라랩은 서울대학교 동적로봇시스템 연구실(DYROS Lab)과 협력해 자율주행차의 무인자율주차에 대한 기술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